인터넷 시대가 사람의 귀를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고 있다. 특히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정보 홍수에 혼란이 더 심하다.
한국 경기는 나빠지고, 남유럽은 국가 부도 상태가 더 심해지고 있으며, 미국 부동산 경기는 다시 절벽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성장엔진으로 부상한 중국 경기도 살짝 하향세인데 한국 주가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것 같던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돌아와 증시를 붉게 물들였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수를 잘 예측하면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하는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지금 증시를 잘 예측하는 한 가지 지표를 꼽으라면 외국인이 아니라 `달러화지수`다. 환율은 그 나라 돈의 값이자, 국제 경쟁력이고 경제의 온도계다. 최근 6개월간 미국달러화지수를 역축(逆軸)으로, 그리고 금ㆍ상품지수ㆍ주가를 같이 그려보면 추세와 변곡점이 일치한다.
지금 세계는 전형적인 돈잔치 시대다. 지금 전 세계는 세계의 은행인 미국이 `닌자(NINJAㆍNo Income, No Job, No Assets)거북이` 상태에서 불량 대출을 하는 바람에 부도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무제한으로 찍어내는 달러의 홍수에 빠졌다. 달러 잔치로 전 세계 모든 자산 가격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석유ㆍ곡물ㆍ비철 등의 상품시장과 금ㆍ은 등의 귀금속시장, 주식시장이 같이 움직이는 것은 넘치는 달러가 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들어 더 이상 `상품의 수급`이 아니라 `달러의 수급`이 가격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세계에 전쟁과 금융위기가 생길 때만 강세로 돌아서는, `악의 꽃`으로 전락한 달러가 남유럽 사태가 안정세에 들어가자 강세 행진을 접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 세계 증시가 반등했고 한국 증시도 속등했다.
한국 증시에서 주가가 조정을 받자 시장에서는 비관론이 범람하고 반등하자 낙관이 춤춘다. 특히 주도주 논쟁이 불붙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달러 유동성 잔치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한국 증시의 주도주, 소위 `중국 수혜주`들은 6개월짜리 테마주로 끝날 운명이 아니다.
남대문에 문지방이 있는지 없는지 논쟁을 하면 서울에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 많은 정보에 귀가 얇아져 적어도 5년 이상 지속될 중국 특수에서 너무 빨리 뛰어내리기보다는 귀를 믿지 말고 눈을 한번 믿어보는 것은 어떨까.
비행기를 타면 1시간40분이면 도착하는 중국을 직접 가서 보면 중국의 내수 폭발과 한국의 수혜가 6개월짜리 테마로 끝날지 아닐지를 알 수 있다. 연간 2000만대의 차가 팔리고, 1000만채의 집이 지어지고, 1000만쌍이 결혼하는 나라에서 한국산 자동차, 화학제품, 기계중장비의 인기가 어떤지를 확인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 같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