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불안 속에 그간 천정부지로 치솟아온 금값이 지난 이틀간 온스당 근 150달러가 떨어져 지난 30년 사이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금값이 이제 상한에 도달했느냐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 타임스는 금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장 마감 후 거래에서 온스당 5.5% 빠져 1758.90달러를 기록했다면서 23~24일 이틀간으로 보면 근 150달러가 빠져 3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도 금값이 이날 선물 기준으로 뉴욕장에서 4.6% 빠졌다면서 이것이 지난 1993년 이후 하루 하락폭 기준으로 8번째로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팩트셋 리서치 분석을 인용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하루 하락폭으로 최대 기록은 지난 2006년 6월 13일의 7.3%였으며 금융 위기가 가시화되기 직전이던 지난 2008년 3월 19일의 경우 5.83% 주저앉았다.
가장 가까운 지난해 2월 4일에는 4.41%가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금값이 23일 한때 처음으로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최근 몇 달 사이 가격이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급격한 가격 조정이 뒤따를 수 있음을 몇몇 투자자가 경고했다고 전했다.
비(非)달러 기준으로 그간 상당기간 금값 강세 기조를 고수해온 투자자 데니스 가트먼은 로이터에 금이 지난달 이후에만 400달러 이상 뛴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제는 유로화 기준으로 금에 대한 `롱 포지션'(사자)을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파운드화 기준으로도 롱 포지션을 23일과 24일 연속 3분의 1가량씩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가트먼은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금값 초강세 속에 총자산 규모에서 처음으로 지난 19일 주식 ETF를 추월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이 추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커기노는 로이터에 시장에 '루머에 사고 뉴스에는 팔라'는 얘기가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금 투자자들도 이를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도 요동칠 수 있다"면서 버냉키의 발언에 따라 "온스당 100달러 또는 200달러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금값이 일시에 뚝 떨어졌다고 해서 10년여 지속해온 강세가 끝나는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미쓰비시의 귀금속 투자 전략가 매튜 터너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전에도 가격 조정들이 있었으나 대개 단기성으로 끝났다"면서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가격이 다시 오르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의 가격 급락은 "과다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금값이 이처럼 조정되는 점을 감안해도 올 들어 지금까지 원자재 가운데 은 다음으로 가장 투자 실적이 양호했다고 지적했다.
은은 원자재 가운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근 30%의 투자 수익을 올렸으며 금이 24.6%로 뒤를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30년 사이 처음으로 금 순매입자로 전환된 중앙은행들은 채무 위기로 현금 필요성이 높아졌음에도 금을 계속 보유하려는 입장이라고 모건 스탠리가 24일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금속 전문 피터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앙은행이 보유금을 일단 팔면 다시 구입하는데 상당히 큰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따라서 "채무를 줄이려고 처분하기보다는 계속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먼도 블룸버그에 태국, 한국, 카자흐스탄, 멕시코 및 러시아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금 보유를 늘렸음을 상기시키면서 채무 위기 속에 금이 "세계의 통화"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