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집중 조명…개발도상국의 ´롤모델´
삼성 등 재벌들이 성장 주도…"지속성장 위해 새 전략 필요" 강조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가 장문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경제수준이 선진국에 근접했다고 진단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12일자(현지시간) ´한국 경제, 정상에 다다른 지금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경제의 태동에서부터 성장, 발전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최고의 ´발전모델´로
신문은 "한국의 영웅적인 경제성장은 외부인들에게는 성공의 본보기"라며 "이제 한국은 경제선진국을 거의 따라잡았으며, 향후에는 발전을 위해 접근법을 달리해야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960년 한국전쟁의 후유증을 앓던 남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 중 하나였다"라고 소개한 뒤 전쟁 직후 피폐했던 한국의 과거를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나 2011년 말 한국은 PPP(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3만 1천750달러의 1인당 GDP를 기록해 평균 PPP가 3만 1천550달러인 EU보다 보다 부유해질 것"이라며 "현재까지 대규모 개발원조를 받은 수혜국가 중에서 한 세대 내에 부유하게 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부분의 가난한 국가들에게 한국은 발전 모델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언급하며 단순히 빠른 성장만이 아니라, 성장과 민주주의의 결합을 이뤄냈다는 점을 성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위기 속에서 더 빛나는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문은 "한국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 기간 동안 타격을 받았지만, 세계의 다른 어떤 부유한 국가들보다 빠르게 회복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2010년 한국의 GDP는 6% 가량 성장했고 2011년 성장률은 4%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현재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하는 수준인 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끊임없이 성공적으로 미국의 생활수준을 따라 잡았고 중국의 1인당 GDP는 한국이 이미 달성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향후 20년 동안 연간 7.5~8% 수준으로 꾸준히 상승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진보적 요원들 ´재벌´
한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한 기업들에 대한 소개도 빼먹지 않았다.
신문은 한국이 일궈낸 기적의 대부분은 대기업, 즉 재벌의 업적이었음을 강조하며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대기업들이 ´기술적, 상업적으로 한국 경제의 가장 진보적인 요원들´"이라고 평가했다.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1´ 행사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와 갤럭시탭 10.1 의 모습. 파이낸셜타임즈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재벌로 삼성을 꼽으며, 스마트폰 판매에서 애플을 앞질렀다고 소개했다. ⓒ 삼성전자 제공
특히 삼성그룹을 예로 들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에 있어서 애플을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믿을 수 있고 효율적이며 저렴한 자동차로 시장에서 도요타를 넘어섰고 한국의 조선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업계의 경쟁자들을 모두 능가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의 대기업들은 국가 전체의 노동력 중 25% 정도를 고용하고 있으며 국가 산업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IMF 위기에서 살아남은 재벌들은 그 견조함을 증명했으며 수익성을 회복하고 부채비율을 현저히 낮췄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신문은 한국의 재벌문화에 대한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과거 재벌기업들이 불투명한 회계, 불법 정치자금 등에 연루된 경우가 있었음을 언급하며 많은 대기업들이 창업자와 창업자 가족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경제성장 한계 극복 위해 새 전략 구사 필요
신문은 또,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서도 이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진단했다.
1960년에서 2010년 이르는 기간의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이 개발도상국들에게 모범사례임에는 분명하나, 한국 스스로는 이제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
특히 한국의 모델에는 4가지의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생산성 높은 노동인력, 강력한 대기업,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 그리고 높은 사회적 결속력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제 이러한 특성들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거나 재평가 될 필요가 있다"면서 극복해야 할 문제점으로 2천200시간에 달하는 한국인들의 연간 노동시간, GDP 대비 높은 교육비 비율, 산업 관련 기술교육의 퇴보, 여성 사회참여율의 저조 등을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이 한국이 이뤄낸 성취나 장점의 지속 가능성을 가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평등과 가난을 줄이기 위해 공공 지출을 다소 늘리고, 더 많은 여성들이 일을 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노동 공급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자국의 교육 수준과 부지런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유럽을 앞지르고 미국을 따라잡는데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EBN = 이광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