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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이 사는 법

최고관리자 2016-01-23 (토) 20:07 10년전 202  
2015년 국정감사가 8일 막을 내렸다. 국정감사 평가는 매년 비슷하게 나온다. 올해도 ‘맹탕’ 수준이다. 그래도 한번 주목할 필요는 있다. 나름 세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제에서 분석하자면 재벌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가진 자들, 소위 ‘그분’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말 벌어진 ‘땅콩 회항’ 사건은 그분들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아들들 사이에서 벌어진 상속 분쟁은 그분들의 볼썽사나운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여기에 그분들이 친 사고를 영상화한 영화 <베테랑>까지 가세하면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한층 재벌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그분들의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덕분에 영화 <베테랑>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그분들만의 살아가는 비법이 일부나마 공개됐다. 잠시 그분들의 숨겨졌던 일상사를 엿보자.

그분들은 쉽게 돈을 벌고 있었다. 변재일 의원이 입수한 영등포 민자역사 임대매장 계약현황을 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일가가 그룹 계열사 식당·프랜차이즈 매장 6곳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수료도 일반 매장보다 훨씬 낮았다. 땅 짚고 헤엄치기 수준이다.

그분들은 아무리 비싼 차를 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유자 명단까지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은 남지만 지난해 팔린 5억900만원짜리 롤스로이스 팬텀 5대가 모두 업무용으로 구매됐다. 2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97.4%도 업무용이다. 이 차량 중 일부는 10대 자녀들의 통학용이나 20~30대 자녀들이 ‘폼’을 잡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업무용 차량은 구입비는 물론 자동차세·보험료 등을 모두 회사에서 내준다. 이렇게 제공하는 혜택으로 줄어드는 세금은 서민들이 대신 분담해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돈이 운영하는 업체는 원전 부품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지만 제재를 받기는커녕 추가 납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무성 대표의 사위는 마약 투약에도 불구하고 불구속된 데다 은폐·축소 수사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압권은 ‘사내유보금’이다. 추미애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와 분석한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500조2000억원으로 5년 사이에 170조원이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 정책을 재벌들이 요령껏 ‘활용’한 셈이다. 사내유보금의 급격한 증가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사내유보금 대비 실물투자액은 2010년 18.9%였지만 지난해에는 12.9%에 그쳤다. 반면 재벌 총수들이 챙긴 배당금은 1조6784억원이다. 1인당 평균 560억원이다. 그분들만의 유별난 생존법은 올해도 어김없이 폭로됐지만 정치권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현장은 재벌개혁에 무기력한 우리 정치권의 수준을 잘 드러내줬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신동빈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 “우리 롯데는 국민 곁에 항상 있었던 기업” 등 듣기조차 민망한 질문만 했다. 덕분에 10대 그룹 총수 중 국정감사 증인으로 처음 출석한 신동빈 회장에 대해 ‘득이 더 컸다’ ‘말은 어눌했지만 할 말은 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분들은 여전히 ‘땅 짚고 헤엄치기’로 쉽게 부를 축적하고, 그럴수록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정치권은 그분들께 친절까지 베푸는 게 현실이다. 내년 4월이면 정치권은 또 유권자들에게 손을 벌릴 것이다. 한 표를 달라고. 그리고 당선되면 뒷전에서 그분들과 축배를 나눌 것이 분명하다. 이젠 국민들이 직접 <베테랑>의 주인공이 되어 그분들과 한판 진검승부를 벌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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