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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에 털리는 주식, 4대 위험 신호 있다

최고관리자 2016-01-23 (토) 20:13 10년전 206  


①잦은 경영권 매매 계약 ②대표이사가 자주 바뀐다
③증자·회사채 자주 발행 ④관련 없는 기업주식 매입


주부 김모(50)씨는 남편 퇴직금 2억원을 한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려 이혼 위기에 처해있다. 친구로부터 "조만간 주가가 크게 오를 호재가 있다"는 말을 듣고 돈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몇 개월 뒤 이 기업은 기업사냥꾼에게 털려 빈껍데기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거래가 정지됐다. 김씨는 "소문만 믿고 섣불리 투자한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선 자기 돈 한 푼 없이 기업을 인수(무자본 M&A)해 회사 돈을 빼먹고 달아나는 기업사냥꾼이 판을 친다. 해당 기업은 증시에서 퇴출되고,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된다.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내 주식 쓰레기 되는 4대 신호

한국거래소는 지난 4년간 횡령·배임설이 나왔던 89개 기업(코스피 8개, 코스닥 81개)의 2년치 공시 자료 수만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업들은 4대 위험 신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만 유심히 봐도 문제 있는 기업을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 기업의 공시 내용 분석 결과, 경영진이 횡령 또는 배임죄로 고소당했다는 등의 소문이 퍼져 거래소의 해명 요구를 받은 기업 97%는 이를 인정했고, 절반(45개사)은 수개월 후 상장폐지됐다. 이렇게 상장폐지된 기업들은 횡령·배임설이 돌기 전, 다음 4가지 중 적어도 하나 이상 특징을 보였다.




 ①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②대표이사·최대주주 잦은 변경 ③빈번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 ④회사 돈으로 기존 영업과 무관한 타법인 주식 취득 등이다. 왜 이럴까?

기업사냥꾼이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는 것이다(①). 이때 돈은 사채로 빌리고, 이를 갚기 위해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 돈을 횡령한다. 횡령할 돈은 유상증자나 주식 관련 회사채를 발행해 외부에서 조달한다(③). 주가를 조작해 끌어올리기도 한다. 조달한 자금은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명분으로 사냥꾼이 차명 소유한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다(④). 이렇게 되면 결국 회사 돈이 사냥꾼의 개인 주머니로 넘어오게 된다. 이런 회사는 경영진·주주 간 갈등이 얽히면서 최대주주·대표가 자주 바뀐다(②).

◇소액 자금 조달 빈번하면 의심해야

유재석·강호동·고현정 등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 디초콜릿ENTF는 지난 3월 상장폐지되기 전 1년여간 이런 4가지 패턴을 모두 보여줬다. 이 회사 전 대표 권모(54)씨는 2009년 무일푼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 돈 17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회사는 2009년 이후 주식·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한 차례 체결됐고, 최대주주는 7회, 대표이사는 2회 바뀌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으로 6차례 자금을 조달했고, 사업 다각화를 명목으로 다른 법인 주식을 취득하기도 했다.

특히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감독 당국 눈을 피하려고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방법을 썼다. 증권신고서에는 자금 조달 목적과 용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는데, 사모 형태로 조달하거나 10억 미만을 공모할 때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지난 4월 경영진의 횡령·배임죄가 적발돼 상장폐지된 K사는 2년 동안 11회에 걸쳐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이 중 8회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받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횡령·배임이 드러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방식 75%가 증권신고서 면제 방식이었다.

◇똑똑한 투자가 사냥꾼 막는다

횡령·배임에 관한 소문이 돌고 거래소가 이런 풍문에 대해 조회 공시를 요구하는 것은 곧 퇴출될 수 있다는 '막장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일부 투자자는 이런 기업에 로또를 하듯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배임 조회 공시를 요구받은 기업 중 11%는 주가가 상승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현명해야 주식시장이 더 깨끗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할 때에는 공시나 재무제표를 살피면서 위의 4가지 신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가 코스닥 종목들의 투자 유의 사항을 수시로 공개하는 사이트(ikosdaq.krx.co.kr)도 활용하면 좋다.

한국거래소가 경보를 울리는 종목에 대한 투자는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는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거나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단계별로 투자 주의·경고·위험 종목으로 지정해 알려주고 있다.

김도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 투자해준다면 기업사냥꾼도 시장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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