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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를 굴리는 사람들]"난 잃을 것 없는 투자를 한다"[입력시간 :2011.06.13 11:15]

최고관리자 2016-01-23 (토) 19:16 10년전 199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 "잘 벌기보다 중요한 것이 항상 버는 일"
"밑지지 않는 주식 찾는다..핵심은 기업가치"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찬 강바람이 두 뺨을 때렸다.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보니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살이 사정없이 출렁거렸다. 많은 사람을 내몰았던 1997년 겨울, 그도 한강 다리 위에 올라간 적이 있다.

대한민국 상장기업의 30%가 문을 닫았던 때였다. 1000대에 있던 코스피가 560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면 바닥이 아닐까 싶어 주식을 사들였지만, 웬걸 지수는 260까지 추락했다.

뛰어내리고야 말겠다는 심정은 아니었지만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강은 까맣기만 했다. 한참을 쳐다보다가 그는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불현듯 치밀어오른 생각이 그를 잡았다.

`내가 이 모양이어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구나`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 얘기다. 그는 세상이 돌고 시장이 흘러가다보면 언젠가는 주가도,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회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95년 신영증권에서부터 주식 운용을 시작해서 이듬해 신영자산의 창립 멤버로 지금까지 왔다. 햇수로 16년을 펀드매니저로 살면서 변하지 않는 믿음이 있다. 크고 작은 파도가 있을지언정 시장은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는 것.

이는 그가 가치주 투자를 고집하는 것이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에서도 투자 철학을 꺾지 않은 이유와 상통한다.

허남권 전무는 "나는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주에 투자한다"고 고백한다.

시장은 어렵다. 많이 알고 많이 가진 사람들도 전부 잃고 크게 좌절할 수 있다. 그렇게 추락하는 동료들을 봤고 업계를 떠나는 선임자들도 지켜봤다.

그때도 역시 시장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흘러갔다. 그가 내린 결론은 한 가지다. `많이 벌기 보다는 항상 벌자`는 것.

물론 많이, 잘 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펀드는 기본적으로 `남의 돈`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큰 위험을 감수할 수록 손실의 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

허 전무는 항상 벌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싼 주식을 사는 것을 꼽았다.

"오르냐 안 오르냐는 시장의 논리이지만 싸냐 안 싸냐는 가치의 논리다"

그는 "미래를 100% 맞추기는 힘들지만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투자하면 적어도 본전은 건질 수 있다"며 "아무리 못해도 지금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주식을 고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허 전무는 기업 가치에 천착한다. 주당자산가치, 주당순익가치, 배당, 재무구조는 물론 경영자와 인적자원 등 기업이 가진 재원을 집요하리만치 꼼꼼히 따진다.

최악의 경우에도 본전은 건질 수 있는 주식인가를 검증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고른 종목이라면 일단 잃을 것은 없다는 자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허 전무는 짐짓 여유있는 웃음을 띄며 "싸움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잃을 게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간을 길게 잡으면 결과적으로는 항상 벌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많이 벌게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펀드 투자자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복리의 마법`을 내세웠다.

예를 들어 신영자산이 운용하는 펀드 중 연금저축 펀드는 10년동안 꾸준히 연복리이율로 15%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원금의 4배다.

허 전무는 "연 평균 15%씩 20년이면 14배, 20년이면 50배, 40년이면 무려 176배가 된다"며 "이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원금보다 커지는 즐거운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복리의 마법"이라고 덧붙였다.

허 전무가 밝힌 또 하나의 요령은 위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시장은 위기에 투자해서 실패한 적이 없다"며 "극단적으로 말해 전쟁이 나면 주식을 사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허 전무의 논리는 지극히 간단하다. 만약 전쟁이 나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어차피 주식이든 현금이든 다 소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결국 위기를 지나 회복하게 된다면 현금보다는 주식이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준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이러한 장기 가치 투자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돼 부자가 되는 그날까지 매니저를 하고 싶다"며 "요즘도 가치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종목을 고르는데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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